AI 코딩 에이전트를 쓰다 보면 사용량 미터가 왜 이렇게 빨리 오르나 싶을 때가 있다. 최근 한 측정 결과가 그 정체의 일부를 숫자로 보여준다. 같은 모델(Sonnet 4.5), 같은 머신, 같은 작업에 Claude Code와 OpenCode를 나란히 놓고 API 경계에서 오간 것을 전부 기록한 실험이다.
결론부터. Reply with exactly: OK 라는 22글자짜리 요청 하나를 보냈을 때, Claude Code는 당신의 프롬프트가 도착하기도 전에 약 32,800토큰을 썼다. OpenCode는 약 6,900토큰. 4.7배다.
1. 3만 토큰은 어디서 오나
프롬프트 자체는 22글자다. 나머지는 전부 '하네스 페이로드' — 시스템 프롬프트, 툴 스키마, 주입된 스캐폴딩이다.
- Claude Code: 시스템 프롬프트 27,344자(3블록) + 툴 27개 99,778자 + 첫 메시지 스캐폴딩(
<system-reminder>블록) 7,997자 - OpenCode: 시스템 1블록 9,324자 + 툴 10개 20,856자
지배적인 항목은 툴 스키마다. Claude Code의 ~33k 중 약 24,000토큰이 툴 정의고, OpenCode는 ~6.9k 중 약 4,800토큰이다. Claude Code는 코딩 코어에 더해 백그라운드 에이전트·오케스트레이션(크론, Task 계열, 워크트리 관리, 푸시 알림 등)까지 27개 툴을 기본 탑재한다. 플랫폼을 통째로 부팅하는 셈이다.
2. 왜 이게 '비용'을 넘어 '병목'인가
이 실험이 던지는 한 문장이 핵심이다.
하네스 페이로드의 모든 토큰은, 정작 당신의 작업에는 못 쓰는 컨텍스트 토큰이다.
33k 베이스라인은 200k 컨텍스트 창의 약 1/6을, 코드 한 줄 넣기도 전에 소진한다. 프롬프트 캐싱이 비용은 깎아주지만, 컨텍스트 창 소비 자체는 캐시 할인 대상이 아니다. 창이 좁아지면 그만큼 실제 코드가 들어갈 자리가 줄고, 요약·압축에 또 토큰을 쓴다.
3. 설정이 이걸 몇 배로 부풀린다
베이스라인은 시작일 뿐이다. 실제 작업 환경은 여기에 곱하기를 건다.
- 지시 파일: 72KB짜리
CLAUDE.md/AGENTS.md는 매 요청에 약 +20,000토큰 - MCP 서버: 5개면 +5,000~7,000토큰
- 이 둘만 얹어도, 사용자가 한 글자 치기 전에 이미 75,000~85,000토큰
- 서브에이전트: 직접 하면 121,000토큰이던 작업이, 서브에이전트 2개로 팬아웃하자 513,000토큰(4.2배). 각 서브에이전트가 자기 부트스트랩을 매 턴 다시 읽기 때문이다.
캐시 효율도 갈린다. OpenCode는 요청 프리픽스가 바이트 단위로 동일해 세션당 한 번만 쓰고 저렴하게 읽는다. Claude Code는 세션 중간에 프리픽스를 다시 쓰는 일이 잦아, 같은 작업에서 캐시 쓰기가 최대 54배까지 벌어졌다. 캐시 쓰기는 프리미엄으로 과금된다.
4. 공정하게 — Claude Code가 더 싼 경우도 있다
숫자만 보고 한쪽을 매도하면 틀린다. 실험은 반대 사례도 정직하게 보고한다.
- 멀티스텝 작업에선 Claude Code가 툴 호출을 한 번에 배치해 요청 수가 적었고, 전체 총량이 오히려 더 낮게 나왔다(Sonnet 기준 121k vs OpenCode 132k). 미터는 높게 시작하지만, 세션이 어떻게 풀리느냐가 최종 청구를 정한다.
- 단, 더 새로운 모델(Fable 5)에선 이 이점이 뒤집혀 298k vs 133k가 됐다. 즉 배칭 이점은 하네스 상수가 아니라 모델 행동이다.
- 품질은 동일했다. 실험의 모든 작업에서 두 하네스 다 정답을 냈다. 즉 토큰 격차는 '같은 결과에 드는 비용 차이'다. 별도 벤치마크에선 통과당 평균 ~268,000(Claude Code) vs ~72,000(OpenCode), 약 3.7배 차이에 OpenCode가 더 빨랐다. 다만 더 어려운 작업에선 Claude Code의 플랫폼 기능이 그 토큰값을 할 수도 있다 — 그건 더 힘든 과제로 따로 검증할 문제다.
개발자에게 남는 것
- AI 코딩 툴을 고를 때 벤치마크 점수만 보지 말고, API 경계에서 실제로 무엇을 보내는지를 측정하라. 로깅 프록시 200줄이면 재현된다.
- 지시 파일·MCP·서브에이전트는 편의만큼 토큰을 곱한다. 켜기 전에 경계에서 재보라.
- 이건 규제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다. '내 에이전트가 실제로 무엇을 보내는가'를 로그로 답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다.
마무리 — 모델만큼, 모델을 감싼 껍데기도 비용이다
에이전트 시대의 새 지표 하나가 조용히 등장했다. 보이지 않는 오버헤드. 모델이 얼마나 똑똑한가만큼, 그 똑똑함을 감싼 하네스가 얼마나 무거운가도 이제 비용이고 병목이다.
토큰은 공짜가 아니고, 그중 상당수는 당신이 아직 아무 말도 하기 전에 쓰인다.
참고 자료
